외상성 복부 손상을 동반한 복부결핵
Abdominal Tuberculosis Combined with Abdominal Trau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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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bdominal tuberculosis is a rare disease, about 5% of extra-pulmonary tuberculosis. However, the diagnosis of abdominal tuberculosis is difficult, because of its atypical symptoms and signs, and ambiguous results upon physical examination. When abdominal tuberculosis is combined with abdominal injury, the diagnosis will be especially complex. We present our experience of abdominal tuberculosis associated with abdominal trauma.
서론
복부결핵은 위장관, 복막, 림프절, 복부장기를 침범하는 폐외 결핵의 일종으로 비 특이적인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다른 질환과 감별진단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본 증례는 교통사고 후에 복부외상으로 인한 혈복강이 의심되어 수술하였으나 후에 복부결핵으로 진단된 경우로, 복부결핵의 특성과 초기 진단에 대해서 논의해보고자 한다.
증 례
사고 이전 특이증상이나 과거력이 없었던 25세 중국인 여자가 한국 여행 중 승용차 조수석에 탑승하고 있다가 승합차와 정면충돌하여 항공이송을 통해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내원 당시 환자의 의식은 혼미하여 기관삽관을 시행하였으며 초기 혈압은 197/150 mmHg, 맥박수 135회/분, 체온 38.2도였다. 이학적 검사에서 복벽에 안전벨트 자국(seat belt sign)이 관찰되었고 복부가 팽만되어 있었으며 전반에 걸쳐 압통이 있었다.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7,820/mmmm2, 혈색소는 10.0 g/dl였다. 내원 직후 시행한 복부 초음파(focused assessment with sonography in trauma, FAST)에서 Morrison’s pouch, splenorenal recess, perivesical space, 양쪽 paracolic gutter에 체액저류가 관찰되었으며, 추가적으로 컴퓨터단층촬영을 시행하였다. 복강 내 체액의 Hounsfield scale은 0에서 +30까지 확인되어, 출혈과 복수가 혼합된 양상으로 관찰되었으며, 복막염이 의심되어 응급개복술을 시행하였다(Fig. 1). 개복했을 때 장액성의 혈액이 섞인 복수가 다량 관찰되었다. 대망은 찢어져 있어 손상된 대망에서 출혈 부위가 관찰되어 지혈을 시행하였다. 복벽 및 복강 내 전 장기에 걸쳐 결절이 관찰되어 악성 병변을 배제하기 위해서 조직병리검사와 세포병리검사를 시행하였다. 그 외 다른 장기에 천공이나 손상은 없었다. 응급개복술 시행 후 중환자실에 입실하였고, 수술 후 2일째부터 생체 징후가 안정되었으며, 수술 후 3일째부터 의식 상태가 회복되었다. 세포병리검사 결과에서 악성소견은 보이지 않았으며, 조직병리검사에서 건락성 괴사가 동반된 만성 육아종성 염증이 관찰되어 복부결핵을 의심하였고, 수술 6일째부터 결핵치료를 위한 4제요법(isoniazid, ethambutol, rifampin, pyrazinamide)을 시작하였다. 수술 후 10일째에 일반병실로 전원 후에 식이 증량하면서 경과관찰하였고 수술 후 18일째 결핵균에 대한 polymerase chain reaction에서 양성소견을 보여 복부결핵으로 확진되었다. 그 후로 4제요법 유지하였고 발열이 간헐적으로 발생하였다. 수술 후 28일째 발열이 결핵약에 대한 부작용으로 의심되어 약제 조합을 streptomycin, ethambutol로 교체하였다. 수술 후 31일째에 환자는 감염내과로 전과되었으며 수술 후 46일째에 외래에서 결핵치료하기로 결정하고 퇴원하였다.
고찰
복부결핵은 급성 경과 또는 만성 경과를 보일 수 있으며,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1].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으로 약 67%의 환자에서 확인된다[2]. 복부결핵 환자의 약 30%는 저온발열, 피로, 야간발한, 체중감소 등의 전신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복부결핵은 다양한 질병의 임상양상과 비슷한 질병 경과를 보이며 이는 진단을 모호하게 만든다[1]. 위를 침범할 경우 위궤양, 위암과 비슷한 임상증상을 보이며[3], 드물게 췌장을 침범할 경우 췌장암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4]. 장을 침범할 경우에는 크론병과 유사한 임상증상을 보여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복막을 침범하는 복부결핵은 세 가지 유형이 있는데, 보릿짚 색(straw-colored)의 복수가 관찰되는 복수형(ascitic type)과 내장 사이 유착을 보이는 섬유형(fibrous type), 내장 사이 유착이 장액이 포함된 강(cavity)을 형성하는 포낭형(encysted type)으로 나타난다[5]. 또한 복부결핵으로 인한 장폐색, 급성 장간막 림프절염, 복막염 등은 급성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처럼 복부결핵은 침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임상증상을 보이고 동일 장기에 발생하는 다른 질병과 유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질병으로 오진되기 쉽다. 복부결핵은 이처럼 다양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복부외상과 동반이 되는 경우 급성기에 치료방침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본 증례의 경우 환자는 초기 혈압은 높게 유지되었으나 이후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불안정성을 보였다. 복통이 있으면서 응급 외상 초음파에서 다량의 복강 내 체액저류가 확인되었으며, 복부에 안전벨트 자국이 관찰되었는데, 이것은 초기 외상 환자에서의 응급개복술의 적응증에 합당하였다. Eastern Association for the Surgery of Trauma (EAST) guideline에서는 복부 외상 환자가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하면서 응급 FAST가 양성인 경우에는 응급개복술을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6]. 따라서 본 증례는 응급개복술을 시행하였으나 결과적으로는 복부결핵으로 진단된 경우이며, 이것은 급성기의 외상 환자에서 동반된 복부결핵을 진단하기에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례라고 생각된다. 과거 가이드라인에서는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복부 둔상 환자에서 초음파를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에 진단적 복막 세척술(diagnostic peritoneal lavage, DPL)을 시행해볼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으나[6], 본 증례의 경우에는 DPL이 대망의 출혈로 인해 양성으로 판정될 가능성이 높아 이것 역시 진단적 한계가 있다.
복부결핵을 초기에 특이적으로 진단하는 표지자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복수가 있을 때 수술 전 진단을 위한 도구로 복수 내 adenosine deaminase (ADA) 농도를 측정하면 결핵성 복수를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로 감별할 수 있다고 한다[7]. 본 증례에서 복강을 열었을 때 나온 복수의 ADA 농도를 측정했다면 더 빠르게 결핵성 복수 여부를 판정할 수 있고, 결핵치료요법을 좀더 빨리 시작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병리학적 검사를 통해 복부결핵을 진단할 수 있었으나, 급성 복통을 보이면서 다량의 복강내 체액저류가 확인되는 외상 환자가 있을 때에는 감별진단으로써 복부결핵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2014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 체류하는 중국인 수는 약 30만 명으로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에 이어 두 번째로 많으며, 관광 목적으로 오는 중국인 수는 연간 약 18,000명으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8]. 이 증례의 환자는 중국인이었는데, 중국은 결핵 유병률이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국가이며[9], 그 중 10% 가량이 폐외 결핵에 해당하므로[10], 중국 환자가 내원하였을 때 결핵의 가능성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겠다.
결론
복부결핵은 임상증상이 모호하여 진단이 어려운 질병이다. 복부외상으로 내원한 환자에서 다량의 체액 저류가 확인되는 경우 복부결핵으로 인한 급성 복증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한 번쯤 고려해보아야 하겠다.
References
Notes
Conflicts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